경축! 황학정 백년사 발간

2001-03-23 

근대 궁술의 중심지이자 국궁 1번지인 황학정에서 지난 100여년의 황학정사를 발간하였다. 황학정 100년사 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황학정이 세워진 이후 100년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황학정의 역사는 근대 국궁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00여 페이지의 방대한 분량과 함께 부록으로 1929년 발간된 '조선의 궁술' 전문을 수록하였다.
황학정 100년사는 크게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황학정 개정전후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일제 강점기 시대의 궁술, 조선궁술 연구회 창립연도의 재정립, 과녁의 변천과정등의 역사 자료와 함께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궁사를 다루었다.
황학정 백년사는 큰 기록이면서 매우 소중한 기록으로 평가될 것이다. 과거의 역사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있어 미래 지향적이어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우리 궁도인은 황학정 100년사 발간을 계기로 국궁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비록 황학정 백년사를 다룬 내용이지만 그것은 곧 근대 국궁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 전통 활쏘기를 즐기는 한량으로서 큰 자긍심을 갖게 되며 국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진다. 황학정 백년사는 국궁을 소중한 역사와 문화의 인식에서 바라보며 작성한 역사서이기도 하다.
황학정 백년사의 내용이 방대하여 국궁신문에서는 기회가 되는대로 황학정 백년사를 발췌하여 소개하기로 하고 금일 기사에는 '황학정 백년사의 발간사' 전문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국궁사랑]

황 학 정 백 년 사

[발간사]
우리민족은 옛부터 좋은 활을 만들고 활쏘기를 잘했다. 그래서 우리 활은 우리민족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우리 활의 역사는 참으로 길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오는 각궁만을 봐도 2천년의 역사를 지닌다. 그런데 우리의 활터인 황학정은 이제 고작 100년이 되었다. 우리 활의 기나긴 역사에 비하면 100년이란 세월은 한 순간에 지나지 않는 짧은 기간이다. 하지만 황학정 100년의 역사를 기술한다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황학정은 1899년 대한제국에서 태어나 치욕의 일제식민지와 8.15광복과 국토분단 그리고 6.25전쟁과 4.19와 5.16에 이은 천지개벽과도 같은 온갖 변혁등 파란만장한 근대사 속에서 우리활 궁도를 지켜온 활터이다. 황학정 100년은 곧 이 나라 근대궁도의 역사이다. 1894견 갑오경장으로 활이 우리나라 군대의 무기에서 해제된 이후 전국의 사정들이 모두 폐쇄되고 활쏘기가 타파되어야 할 구습으로 배척을 당하게 된 시대 상황에서 황학정에 창건됨으로써 활쏘기 문화가 되살아 난 것이다.
고종황제는 1899년에 "활이 비록 군대의 무기에서 해제 되었지만 우리민족의 혼과 호국정신이 담긴 활은 국민의 심신단련을 위해서도 권장되어야 한다"라는 윤음과 함께 광희궁에 황학정을 세워 민간에게 개방할 것을 지시했다.
황학정의 창건으로 활이 군대의 무기에서 해제된 이후의 활쏘기 문화인 근대궁도가 시작된 것이다. 황학정 100년이 곧 이 나라 근대궁도의 역사로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고 또한 황학정이 근대궁도의 종가로 불리는 연원이 있다.
황학정이 창건되지 않았으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동이민족의 활은 서양의 화학무기 앞에서 쓸모가 없게 되어 역사속으로 사라져서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죽은 활이 되었을 것이다.
황학정 100년의 역사는 인왕산 기슭에 있는 하나의 활터가 지닌 역사이기 전에 우리활의 생명을 엮는 역사이다. 황학정 100년사의 편찬이 퍽 어려웠던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의 선인들은 분명히 기록을 남겼을 것인데 일제식민지와 6.25전쟁 속에서 거의 모두 사라져 없어졌다. 활터에는 최근 십여년 간의 시기 이외에는 별다른 기록이 없다.
주연이라는 고종황제의 친필서명으로 시작되었던 좌목에는 당대의 명인궁사들의 명단이 기록되어 있었지만 6.25전쟁 때 없어졌다. 황학정 간판을 비롯하여 황학정기 현판과 모든 문짝까지 뜯어 갔을 정도이니 그 어떤 기록이 남아 있었겠는가. 그래서 황학정 100년사의 편찬은 기록의 황무지에서 역사자료를 찾아 헤매야 했다.
다행히 황학정 사원들은 1994년 <국궁 1 번지>를 창간하면서 황학정 100년사를 쓰기 위한 기록과 자료들을 수집 7년간이나 축적해 놓았다. 그리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1920년대에서 1940년까지 황학정에서의 궁술대회를 비롯하여 전국의 궁술대회에 관한 보도를 한 기록들이 큰 도움이 되었으나 이 두 신문사에도 신문에 게재된 6.25이전 활쏘기 사진은 모두 전쟁때 잃어버려 한 장도 원화를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하루 42면을 발행하는 일간신문들이 국궁 궁도대회에 관해서는 1단기사 한 줄도 내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외면하는 현실에서 볼 때 일제식민지하에서 동아,조선이 우리궁도에 쏟은 관심은 우리 궁도인들이 눈물나도록 감격할 일이다.]
6.25전쟁 이후 1958년까지는 한국일보사가 황학정에서 전국 활쏘기 대회를 한 신문 보도철과 사진들은 제공해 주어 편찬작업에 힘을 더해 주었다.
황학정 100년사를 내면서 우리 궁도계가 활자기록에 너무나도 무관심하고 인색했다는 것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기록에 인색했던 지난 100년의 역사를 쓰면서 앞으로 우리 궁도계가 열어나갈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위해 오늘의 기록에 충실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우리의 선조들이 왕조실록을 남겼듯이 우리의 궁도계도 크고 작은 궁도활동의 기록을 남겨야 한다. 황학정 100년사가 미흡하기는 하나 앞으로 우리 궁도계가 개척해 나갈 역사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


황학정 제30대 사두
황학정 100년사 편찬위원장 김 집

- 책이름 : 황학정 백년사
- 발행처 : 황학정(전화 : 738-5784)
- 분량 : 본문 434 페이지
- 부록 : 조선의 궁술 사본
- 가격 :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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