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활쏘기 역사와 문화-⑬ 동래 읍우정
1814년 읍승정과 우빈정을 합친 통합사정, 읍우정
1855년 행시소(무과시험장)와 통합하여 관덕정으로 개정

  부산광역시의 옛 고도인 동래부의 행정읍성은 동래읍성이며, 현재 마안산 아래 복천동, 칠산동, 명륜동 등의 동래구에 위치한다. 기록에 따르면 동래읍성 일원에는 1724년 세워진 읍승정이 가장 앞선 사정(射亭)이며, 이어 우빈정이 추가로 세워져 운영되어 오던 중 두 개의 사정을 합쳐서 읍우정으로 다시 창정되었다. 읍우정은 다시 읍성 남문 밖 무과시험장(관덕정)을 겸하여 옮겨지면서 관덕정으로 통합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부산지역 활쏘기 역사와 문화」시리즈 열세 번째로 동래읍성 안에서 운영되던 ‘읍우정(揖耦亭)’을 소개한다.(심곡)
 

 [경상도읍지. 동래, 1833]

■ 경상도읍지(慶尙道邑誌). 5책. 동래부 1833
  경상감영의 각 군현에서 편찬한 읍지를 합편하여 1833년경에 편찬한 지방지이며, 편찬 시기는 호구·전부(田賦)·환적(宦蹟-벼슬에 있을 때의 행적) 등의 내용으로 볼 때 1833년경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경상도 관찰사의 명에 따라 각 군현에서 편찬한 읍지를 경상감영에서 수취, 책으로 꾸며 만든 읍지이다. 경상도 71개 읍을 전 20책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동래부는 5책에 나온다. 

○ 揖耦亭(읍우정)
   在府內鞍嶺下古有東西射亭東曰耦賓西曰揖升嘉慶甲戌合設于一處名以揖耦
   읍우정. 부내(府內)의 안령(鞍嶺, 마안산을 말함) 아래에는 예전에 동서(東西)에 사정이 있었으며, 동쪽 사정은 우빈이라 하고 서쪽 사정은 읍승이라 했다. 가경 갑술년(1814년)에 한 곳에 합설하였으며, 이름하여 읍우(정)라고 하였다.
 

[읍우정 기록 읍지]

 
■ 동래부지 東來府誌. 1740년
  -『國譯 東來區誌)』, 1995. 부산광역시동래구
  -『國譯 東來區誌(題詠雜著篇)』, 2000. 동래문화원(동래지구편찬위원회)
  1740년도에 작성된 동래부지의 누정 편에는 읍승정이 ‘부의 서쪽 성외 2리에 있으며, 1724년에 본부 무사 등이 세웠다’고 했다. 여기서 읍승정의 위치인 부의 서쪽 성외 2리는 1740년 당시를 설명한 것이다. 1726년도에 작성된 동래부사 이중협의 읍승정기에는 ‘부의 북쪽 백 보쯤 되는 거리에 수궁(數弓)의 땅을 매입하여 정자를 세우고 읍승(揖升)이라 이름 하였다.’고 한다. 즉, 읍승정 설립당시에는 부의 북쪽 백보 쯤 되는 위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724년과 1740년의 읍승정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다. 우빈정은 1736년 부의 동쪽 성내 2리에 동래부 무사 등이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성내2리에 활터를 세웠다는 것은 동헌을 중심으로 동쪽 800미터 거리 내외에 읍승정을 세웠다는 것으로 활터의 지리적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읍승정은 동래읍성 조형도에서 보면 ‘나와 가’구역이며, 우빈정은 '라'구역에 해당된다.
 

[후기 동래읍성 조형도]

 

[2023. 동래구, 타원표시 읍우정 추정 위치]

■ 관덕정수호절목(觀德亭守護節目) 1855
  동래기영회에서 소장하고 있는 『관덕정수호절목(觀德亭守護節目)』은 1855년 관덕정(觀德亭)을 만들고 난 후 동래 지역의 조직인 양무당(養武堂)에서 이를 수호하고자 관덕정의 설립 배경과 함께 관덕정 운영관련 8개항의 절목을 만들어 적은 것이다. 활터의 내력을 살펴보면, 동래부의 동쪽 우빈정(偶賓亭)과 서쪽 읍승정(揖升亭)을 갑술년(1814년 추정)에 성묘(聖廟, 공자의 사당, 대성전)를 옮길 때 학소대 기슭에 두 개의 사정을 합쳐 통합사정(射亭)을 세웠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읍인들 노소가 사정(射亭)에서 활쏘는 소리, 포화소리 등으로 길지를 침범하는 병통으로 여겨 만든 성 밖에 행시소(무과시험장)를 겸하여 옮겨 설치하기를 모두가 원하였기에 활터를 다시 성 밖에 있는 휴산의 언덕으로 옮겼다.
  
  동래부 읍성과 관덕정을 기록한 문서(경상도읍지, 동래부지, 관덕정수호절목)의 내용을 토대로 읍성 내에 존재했던 활터의 변동 이력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 1724년: 읍승정 개정(부의 북쪽 100보, 동래 복천동)
  - 1735년: 우빈정 개정(성내 동쪽 2리), 동래 복천동, 칠산동 일원)
  - 1740년: 읍승정 이전(성외 서쪽 2리, 동래 명륜동)
  - 1814년
    ① 읍승정, 우빈정 통합(읍우정, 학소대 뒤편-내성초 일원 추정)
    ② 활쏘기 및 무과시험 관련 읍인들의 민원제기
  - 1814년~1820(추정)
    ③ 성 밖에 행시소(무과시험장) 개설

    ④ 성안 읍우정에서 치러지는 무과시험 장소를 성 밖 행시소로 바꿈

  - 1833년: 읍우정 기록(경상도읍지)
  - 1855년

    ⑤ 사정(射亭) 읍우정을 행시소(무과시험장)로 이전 통합(추정)
    ⑥ 읍우정과 행시소(무과시험장)가 통합된 장소를 관덕정으로 개칭(추정)
    ⑦ 양무당에서 『관덕정수호절목』 작성
 

[관덕정-동래부사접왜사도(국립진주박물관 본)]

    『관덕정수호절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읍우정에서 무과를 치를 때마다 활 쏘는 소리, 포화소리 등이 풍수상 길지를 침범하는 병통으로 여기는 백성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성 밖 휴산 언덕에 행시소(무과시험장)을 따로 만들어 운영하였다. 또한 1855년 이르러서는 사정(射亭)인 읍우정 마저도 성 밖에 있는 행시소(무과시험장)로 이전하여 활터의 기능과 무과를 치르는 행시소(무과시험장)를 겸하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학소대 기슭에 있던 사정인 읍우정을 성 밖의 행시소와 합쳐서 무과와 사정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그 곳을 관덕정이라는 이름으로 부른 것으로 판단된다. 관덕정은 전국 각 읍성마다 있는 관방시설로서 관에서 운영하며 무예와 활쏘기를 익히는 장소는 물론 군사훈련과 무과를 치르는 등의 종합공간으로 활용되었다. 동래읍성 남문 밖 휴산 언덕에 있었던 활터 관덕정 위치는 다음에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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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연재는 「수영 청곡정, 동래 녹양정, 동래 만년대, 동래 관덕정, 가덕도 활터, 근대신문」 등을 무순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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