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정, 서울시 중구청장기 활쏘기대회 활백일장 개최!

입력 : 23.12.05 19:33|수정 : 23.12.05 19:33|국궁신문|댓글 0
출전권 수익금은 학교 운동부 장학금 또는 불우이웃 등에 기부 예정

석호정, 서울시 중구청장기 활쏘기대회 활백일장 개최!
출전권 수익금은 학교 운동부 장학금 또는 불우이웃 등에 기부 예정

  지난 12월 2일(토요일) 전통활터 석호정에서 제28회 서울특별시 중구청장기 활쏘기대회가 중구궁도협회(회장 나영일) 주관, 중구청, 중구체육회, 중부공원여가센터의 후원으로 개최되었다. 특히 중부공원여가센터에서 작년까지는 대관료를 요구하였으나, 올해는 무료로 지원하고 행사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였다.

  석호정은 『조선의 궁술』 제55-56장에 “도성의 모든 사정 중에서 오랜 사정(古亭)을 보면, 우대(上村)의 백호정(白虎亭)과 아래대(下村)의 석호정(石虎亭)”이라고 밝히고 있어 지금까지 존속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활터이다. 백호정은 그 뒤를 이은 풍소정(豊嘯亭)으로 그리고 다시 1899년 고종광무삼년(高宗光武三年)에 황학정(黃鶴亭)으로 건립되어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개회식]
 
  그 동안 석호정은 석호정 사원들이 관리되다가 2011년부터 서울시 중부공원여가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현재 석호정은 대한궁도협회 소속의 기존 사원, 기존 클럽에서 분리된 남산 석호정클럽 사원과 중부공원여가센터에서 교육을 수료한 전통활쏘기출신 그리고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이중 남산 석호정클럽이 올해 11월부터 중구궁도협회에 가입하면서, 중구궁도협회는 백두산, 한라산, 남산, 장충 등 5개 클럽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대회는 예년처럼 서울시내 8개정 선수들을 참여시키는 대회가 아니라 클럽대항정과 같은 자체 대회로 운영되었고, 석호정과 자매정인 경기도 양평정 소속 사우 5명과 특수 관계인 온달정 사우 2명, 관악정 사우 1명도 참여하였다. 이 대회는 대한궁도협회의 기존 규정을 따르지만, 자유복장을 하면서 각궁죽시를 우선으로 하는 것과 같이 한복을 우대하는 활백일장 대회로 마련되었다. 
 

[개회선언 나영일 중구궁도협회장]

  이번 대회가 특별한 것은 경기방식이 3순경기가 아니라 활백일장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예선전에서 1, 2중하여 성적이 저조한 사람은 1만원짜리 출전권을 2번까지 사서 3순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가지고 본선 2순에 참가한다. 따라서 어떤 이는 5순을, 어떤 이들은 3순만 성적을 내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백일장이라고 하면, 글짓기대회로 인식하고 있다. 백일장(白日場)은 태종 14년(1414) 7월 17일에 태종이 성균관 유생들에게 시험을 보이고 유시(酉時) 1각(刻)까지 시각을 한정하여 시권(試券)을 거두게 하였는데, 이로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시험을 치르게 하는 과거시험을 백일장이라고 한 것이 이로부터 시작되었다(『태종실록』 擧子白日場, 自此始). 유시(酉時)는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다. 원래 백일장이란 삼관(三館 성균관, 예문관, 교서관)과 훈련관(訓鍊觀)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 거자(擧子)가 문에 서 있게 하거나 의심스러운 일로 인해 과거에 응시할 자격을 정지하게 하는 등 파행적인 과거시험에서 불거진 것이다. 특히 문과에서 답안지를 한밤중까지 늦게 제출하지 않는 등 파행적인 운영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전주에서 열리는 전주대사습(全州大私習)도 사실은 활쏘기가 주였고, 판소리가 부수적인 놀이였는데, 지금은 거꾸로 판소리 명창을 뽑는 대회로 인식된 것처럼 언어가 와전된 한 예라 할 수 있다.


[개막식후 기념촬영]

  활백일장의 복원은 민속학자 심우성 선생이 고증하여 1997년 서울시 문화국에 제출한 연구보고서로 『황학정백년사』(294-304)에 자세히 실려있다. 또한 국궁신문(대표 이건호)에서는 2000년부터 ‘활 백일장을 복원하자!’는 구호를 주창하였다. 활백일장은 경기도 일원 곡창지대에서 가을걷이가 끝난 뒤 농한기에 이루어지던 풍속이자 활 경기라고 하며, 대중적인 활개인전이고, 장안편사놀이는 고급스런 활단체전이라고 할 수 있다. 활백일장은 정진명의 『이야기 활풍속사』에도 나오고, 활백일장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구사들을 통해 양주, 동두천 지역에서도 목궁 백일장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석호정에서 열린 활백일장은 모두 108명이 출전하였다. 이러한 활백일장은 2003년과 2008년에 황학정에서 열린 바가 있고, 2010년 충남 보령시 보령정에서, 2012년에 충북 단양 대성정에서도 열렸으며, 2018년 활백일장계승회(회장 정만진)가 결성되어 2020년에 세 번째로 활백일장을 주관하기도 하였는데, 일반 활터에서 시도하기가 쉽지는 않다. 이번 석호정에서 열린 활백일장은 석호정 이용자 구성원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하루 만에 개최해야하기에 10여명의 준비위원들이 사전준비로 한달전부터, 시간을 재고 채점방식을 논의하여 만들어졌다. 최종적으로 홍보 포스터와 대회요강을 만들어 사전에 공지하였다.
 

[대회 포스터]

  오전 8시부터 개사를 하였는데, 다행히 추위가 누그러져서 원만하게 대회가 이루어졌다. 10시에 개회식이 열렸다. 중구궁도협회장 나영일 사두의 개회선언과 개회사, 유승철 중구체육회장, 오제흥 서울시궁도협회장의 축사가 이루어졌고, 내빈으로 박성준 국회의원, 지상욱 당협위원장, 옥재은 서울시의원, 위상복 중구청 행정관리국장 등이 참석하여 인사를 하였다. 시상자로 구청장상은 경기이사 이재득, 국회의원상은 장충클럽 김영삼, 중구체육회장상은 중구궁도협회 사무총장 권영근, 중구궁도협회장상은 재무이사 김기은 여무사가 받았다. 선수대표선서는 송윤종, 허지윤 선수가, 효시는 51년 경력의 오원섭 고문이 발시하였다. 

  대회결과는 다음과 같다. 5중시는 모두 4명으로 중구궁도협회 소속 장충클럽 김영삼, 남산클럽 공익규, 관악정 박용민, 양평정 차윤경 사두였다. 최종적으로 석호정의 자매정인 양평정 차윤경 사두가 장원을 하여 상장과 황금 열쇠 한 돈을 부상으로 받았다. 4중시 장원은 장충클럽의 정충우 접장이 상장과 황금열쇠 반 돈을, 3중시 장원은 남산클럽의 이판정 접장이 상장과 황금 1g을, 2중시 장원은 전통활쏘기 권현수 접장이 상장과 10만원 상당의 부상을, 1중시 장원은 한라산클럽의 장영준 접장이 상장과 5만원상당의 부상을 받았다. 

  그 외 5중시 입상 3명은 부상만, 4중시 입상 남산 석호정 김오섭 접장은 황금열쇠 반돈을, 3중시 입상 전통 김형석, 온달정 하형선 접장 2명에게는 각각 상장과 황금 1g을, 2중시 입상 장충클럽 강세진, 전통 이효기, 백두산클럽 이승환 3명에게는 10만원 상당 시상품을, 1중시 입상 전통 김동욱, 온달정 박선미, 남산 석호정 김재경, 전통 이중남 접장 4명에게는 5만원 상당의 시상품을 받았다. 그리고 궁체상은 장영준 접장이, 복식상은 고려대 이지은 여무사가 받았다. 
 

[활백일장에 참여한 한복 입은 궁사들]

  활백일장은 조선 시대에, 각 지방에서 유생들의 학업을 장려하기 위하여 글짓기 시험을 실시하던 일을 활터에서 어떤 연유로 도입되었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장원을 뽑는 시험이란 경쟁과 제한 시간이란 개념의 백일장이 활터에 도입된 것은 시험이라는 긴장감과 놀음의 성격을 띠는 출전표 구입이라는 금전적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추후 활백일장에 대한 연구가 더 나와야 할 것 같다. 이번 석호정에서 실시된 활백일장의 부산물인 출전권 수익 100만원은 중구체육회 산하 학교 운동부에 장학금이나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대회요강>


archery@kakao.com
ⓒ 국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가 될수 있습니다.등록
국궁신문 l 고유번호 621-82-89069 l 창간일 2000-03-07 l archerynews@gmail.com l 국궁포토 l 심곡재 l 블로그 밴드
Copyright  국궁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