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한량놀음 활쏘기 한마당 마쳐

입력 : 23.11.22 19:35|수정 : 23.11.22 19:35|국궁신문|댓글 0
화살은 마음을 싣고 떠나고... 지화자 소리 울려 펴지고

청주 한량놀음 활쏘기 한마당 마쳐
 
지난 토요일(2023.11.18.) 청주시 남일면의 체육공원 내 국궁장에서 (사)온깍지협회(회장 정진명)가 주최한 제1회 청주 한량놀음 활쏘기 한마당이 성황리에 끝났다. 대회의 이름에서 보듯이 이 행사는 일반 활쏘기 행사와는 다른 독특한 면모를 띠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다.
 
근대 이후 국궁은 스포츠로 방향전환을 한 뒤, 점차 활터의 다양한 문화 대신 과녁 맞히기 중심으로 이동하였다. 그 결과 과녁 맞히기 능력 하나로 대회를 치르는 경기가 봄가을이면 거의 매주 전국에서 열린다. 매년 똑같은 모습을 한 경기가 전국의 활터에서 각종 상품과 상금을 걸고 진행된다.
 

[기념촬영]
 
그러나 활쏘기는 스포츠의 측면만으로 볼 수 없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활터는 다양한 전통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었다. 활쏘기가 스포츠로 바뀌면서 오랜 내력을 지닌 전통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그 중에서 가장 값지고 귀중한 것이 활터 음악이다. 활터음악은 '획창'이라고 한다. 과녁을 맞혔을 때 소리꾼이 뒤에서 맞혔음을 알리는 음악을 말한다. 이 음악이 단절의 위기를 맞았다. 이를 안타까워 한 온깍지궁사회 회원들이 2000년부터 이 획창 전통을 찾아서 맥을 이었는데, 올해 3월 온깍지협회가 사단법인으로 등록하면서 정식 사업으로 채택하여 행사를 추진한 것이다. 그 이름이 '제1회 청주 한량놀음 활쏘기 한마당'이다. 
 
10시에 시작된 개회식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활량 및 관계자들이 100여 명 모여 새로운 활쏘기 대회를 선보였다. 안필섭 사무처장의 사회로 시작된 개회식에서 도종환 국회의원과 장영학 우암정 전임 사두가 축사를 했다. 특히 도종환 의원은 "활쏘기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신의 마음을 세우고 깊은 호흡으로 중심을 잡는 것에서 특유의 탄력이 나오는 원리를 갖추었다고 생각한다."며 축사를 했는데 이 말을 들은 참석자들은 박수갈채로 화답을 했다. 
 

[도종환 국회의원의 내빈 시사]
 
회장 인사말과 내빈 축사가 끝나자 온깍지협회 회장단은 과녁앞으로 가서 과녁제를 지내고 돌아오며 솔문의식까지 마쳤다. 이 과정에서 삼현육각이 연주하는 전통 음악이 연주되어 아주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뒤이어진 시사에서는 정진명 회장과 도종환 의원, 장영학 우암정 전임 사두 그리고 이날 참가한 현흥초등학교 국궁부 학생 대표인 박새현 학생이 시사를 했다. 시사는 화살을 한 발 한 발 쏠 때마다 소리꾼이 하는 획창이 삼현육각의 반주와 함께 실시된다. 이 세 명의 화살이 한 발씩 허공을 가를 때마다 소리꾼과 악공의 획창음악이 장중하게 울려퍼졌다.
 
이날 참가한 소리꾼은 서일도 김은빈 이소정 박서연이고, 악공은 조한결(해금) 심준보(북) 백종원(대금) 김학민 김한성(피리) 정민아(장구)였다. 
 
개회식이 끝나고 정순경기가 이어졌다. 정순경이는 모두 5띠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오후 5시가 넘을 때까지 경기가 진행되었다. 이날 경기 결과는 다음과 같다. 
1위 : 권정열(대구 팔공정)
2위 : 김임중(청주 우암정) 신헌호(양산 춘추정)
3위 : 박정순(진안 마이정) 이연수(청주 우암정) 정만진(평택 화궁정)
4위 : 정화영(천안 천안정)
 
(사)온깍지협회의 대회에는 독특한 상이 있다. 궁체상이 그것이다. 궁체란 활쏘는 자세를 말하는데, 궁체상은 이날 대회에서 가장 반듯하고 전통 사법을 잘 갖춘 활량에게 주어진다. 그리고 이날 모든 참가자의 경기 기록을 한지 전지에 붓글씨로 써서 궁체상 수상자에게 주는데, 이를 획지라고 하여 옛날부터 활터에서는 가장 영광스러운 상으로 여겼다. 궁체상을 받은 사람은 이성훈(청주 장수바위터 소속) 접장이다. 
 

[현흥초등학교 국궁부]
 
이날 특별한 관심을 끈 것은 어린이 활량들이었다. 경북 경산시 압량면의 현흥초등학교(교장 박연심) 국궁부 학생 10여 명이 지도교사 추연용 접장의 인솔로 대회에 참관하고 참가한 것이다. 이들은 평소 연습하던 30미터 거리에 솔포를 걸어놓고 획창이 붙은 가운데 1순을 내면서 자신이 과녁을 맞힐 때마다 획창 소리를 들으며 신기해하였다. 자신이 쏜 화살의 획창소리에 어른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자 함께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다. 이들은 추연용 선생의 지도하에 전복으로 복장을 통일하고 팔찌와 쌈지는 물론 살수건까지 차고 나와서 어엿한 한량의 모습으로 활을 내어 구경꾼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활쏘기는 오늘날 체육으로 규정되는 형편이지만 온깍지협회는 '문화단체'로 사단법인을 등록했다. 이것은 활쏘기를 스포츠가 아니라 전통 문화의 한 양상으로 보고 그것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실시된 제1회 청주 한량놀음 활쏘기 한 마당은 온깍지협회의 설립취지를 아주 잘 실천한 대회로 평가 받는다. 활터의 전통 문화를 과녁 맞히기만이 아닌, 문화 양식을 이어가려는 노력이기에, 앞으로 이런 행사가 활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현흥초등학교 학생들의 멋진 궁체]
 
자료제공: (사)온깍지협회
edit: archery@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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