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활쏘기 역사와 문화-⑫ 좌수영 연무정
경상좌수영성 남쪽 장대 연무정은 도시가 열린 활터

  부산 수영구에 있는 좌수영에는 네 곳의 활터가 운영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좌수영 성내에는 ‘명후정(명후당)이 있었고, 남문 밖에는 어구정과 청곡정이 활쏘기와 관련한 기록을 갖고 있다. 또한 좌수영 남쪽 5리에 위치한 장대골에는 수군의 장대(將臺)가 있었는데 도시를 치렀던 연무정이다. 이번에는 좌수영 남문 밖 5리에 있는 장대인 ‘연무정(鍊武亭)’을 소개한다.(심곡)

【참고자료】
 □ 여지도서(輿地圖書)  1757년
 □ 내영지(萊營誌) 1850
   -『國譯 萊營誌』. 2001. 釜山廣域市史編纂委員會
 □ 해은일록(海隱日錄) 1883-1914
   -『國譯 海隱日錄Ⅰ- Ⅵ』. 2008-2013. 부산근대역사관
 □ 1872 지방지도
   - 경상좌수영지도형(慶尙左水營址圖形)
 □ 19C 고지도
   - 『19C 동래부산고지도』. 국립중앙도서관
   - 『19C 동래고지도』.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 부산역사문화대전
   - http://busan.grandculture.net/


■ 여지도서(輿地圖書)  1757년
  여지도서는 1757년(영조 33)∼1765년에 홍양한(洪良漢)이 임금에게 아뢴 것을  계기로 왕명에 따라 홍문관에서 팔도 감사에게 명을 내려 각 읍에서 읍지를 올려 보내도록 하였다. 각 읍에서 편찬한 읍지를 모아 성책(成冊)한 전국 읍지(邑誌)이다. 여지도서 「수군절도영(水軍節度營)-좌수영(左水營)」편에는 연무정(練武亭)은 장대(將臺)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장대의 편액이 연무정이라고 걸려 있다는 말이다. 또한 좌수영지의 지도 1장이 있으며 장대의 그림이 있는데 건물1채와 포과녁(솔포) 1개가 설치되어 있고 둘레는 나무 숲으로 조성되어 있다.
  지도 명칭은 ‘좌수영지지도(左水營之地圖)’이며, 좌수영성의 남쪽에 장대(연무정)가 표시되어 있다. 지도의 좌측에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장대(將臺)이며, 건물이 연무정이다. 위쪽에는 정자가 있고 아래쪽에는 포로 만들어진 과녁인 솔포가 솔대에 걸려있다. 활터 둘레에는 나무로 조성된 숲을 이루고 있다. 
 

[좌수영지지도]

  장대의 그림을 좀 더 확대 해 보면 활터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자가 있고 먼 거리에 과녁이 1개 설치되어 있으며, 활터 주변은 나무를 조성하여 숲을 이루고 있다. 누가 봐도 눈에 익숙한 활터 풍경이며, 현재 전국에 있는 400여개의 활터 모습과 똑 같다. 
 

[위 원안의 장대 확대 갈무리]

■ 내영지(萊營誌) 1850
  -『國譯 萊營誌』. 2001. 釜山廣域市史編纂委員會
  내영지는 좌수영성의 19세기 실체를 알 수 있는 기록을 담고 있으며, 1850년(철종 원년) 경상도 동래부 관내에 자리 잡고 있던 경상좌수영에서 편찬한 영지(營誌)이다. 내영지의 루정(樓亭) 편에 연무정을 남문 밖 5리에 있는 수군의 장대(將臺)라고 기록하고 있다. 1757년 여지도서의 내용과 동일하다.

■ 해은일록(海隱日錄) 1883-1914
  -『國譯 海隱日錄Ⅰ- Ⅵ』. 2008-2013. 부산근대역사관
  - 민건호(1843-1920), 1883 부산감리서 근무, 1885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현 외교부), 1890 부산감리서 방판, 1891 다대진첨사, 1894 가을까지 부산에서 관료 생활
   다대진 첨사를 역임한 민건호의 해은일록에는 다대진 뿐만 아니라 동래읍성 및 좌수영성의 활쏘기와 관련한 기록이 다수 있으며, 이중 좌수영성의 ‘연무정’과 관련하여 네 건의 기록이 있다. 1887년의 기록은 수영에서 도시를 치른 내용을 기록한 것이며, 1892년의 3건 기록은 봄에 치른 도시에 시관으로 참여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록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도시는 좌수영의 장대인 연무정에서 치렀으며, 1892년 봄에 치른 도시는 음력으로 4월 10일 열렸고 오시(午時, 11~13시)에 개장하여 유시(酉時, 17~19시)에 마쳤으며, 유엽전과 편전을 한 순씩 쏘았다고 한다. 
○ 1887년 10월 18일 신축 맑음
   순사(巡査) 김상민(金相珉)이 수영(水營)에서 치른 도시(都試)에 합격하여 오늘 감리서에 한상을 차려 상하가 모두 즐겼다. 각각 한상씩 차려 매우 풍족하였다. 우봉 또한 청해 와서 함께 보냈으니 역시 성대한 일이었다. 음악이 번갈아 연주되고 음식을 마친 뒤 신은(新恩)을 나오고 물러가게 하였는데 또한 웃기 위한 것이다.

○ 1892년 4월 8일 병신 맑음
   수영의 춘도시(春都試) 시관(試官)으로 차출되었다는 관문(關文)이 도착하였다. 휴산역(休山驛)은 역마(驛馬)와 보종(步從) 6명을 대령(待令)시키라는 뜻으로 전령(傳令)을 보냈다.
○ 1892년 4월 10일 무술 맑음
   아침식사 후 사시에 우후가 부시관(副試官)으로서 먼저 시소(試所)인 연무정(鍊武亭)에 도착하였고, 나는 그 다음으로 갔으며, 수사는 뒤에 도착하였다. 유서를 지영하고 개좌한 뒤에 시기 3책자를 와서 바쳤으므로 부시관과 함께 서압(署押)하였다. 오시 초에 개장(開場)하여 유엽전과 편전을 모두 1순 씩 쏘았다. 점심 식사를 주물상으로 든 후 포방을 3번 쏘도록 정하였는데, 활쏘기와 포방 간에 모두 시수를 없애고 단지 상전만 베풀었다. 유시에 파장하였으며, 영하(營下)로 돌아와서 유숙하였다.

■ 1872년 지방지도
○ 경상좌수영지도형(慶尙左水營址圖形)
   1872년 작성된 지방지도인 경상좌수영지도에는 좌수영성 남쪽에 장대가 표기되어 있다. 앞선 자료의 위치와 동일한 위치에 있다.
 

[좌수영성 남쪽 장대] 

■ 19C 고지도
  - 『19C 동래부산고지도』. 국립중앙도서관
  - 『19C 동래고지도』.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좌수영 남쪽 연무정] 

  19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2건의 동래부산고지도에는 좌수영성의 남쪽에 연무정을 표기하고 있으며, 장대라는 표현은 생략되었다. 앞선 자료에서 확인된 장대(연무정)와 같은 위치이다.


■ 2023년 좌수영성지와 장대(연무정) 위치
 

 
[좌수영성지와 장대의 현재 위치]

   조선시대 경상좌수영은 경상좌도 수군의 본영이었던 좌수영성지는 현재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성로 43번이 일원에 있으며, 1972년 6월 26일 부산광역시기념물 제8호로 지정되었다. 장대는 부산 수영구 광안동 546-4 위치에 있으며, 천주교성지이다. 또한 장대가 있었던 마을은 현재 장대골로 불려지고 있으며, 장대가 있었던 자리는 ‘장대골순교성지’로 남아있다.

 
[장대골순교성지]

  장대골에 있는 ‘장대골손교성지’는 장대가 있었던 곳이며, 19세기 중엽 병인박해 때, 동래지역 천주교도인 이정식(李廷植) 등 7명의 신도가 체포되어 1868년(고종 5) 8월 장대에서 처형했다.

  장대골 순교성지에는 병인년 당시 형장으로 사용된 장대의 형장에 흩어져 있던 장대돌이 보존되고 있으며, 1976년부터 광안 성당에서 수영 장대골 순교 성지에 대한 발굴 조사 작업을 시작하여 1977년 7월 당시 광안 성당 주임 신부이던 안달원 신부에 의해 장대돌 8개, 기와 조작, 동전 등이 발견되었다. 현재 장대돌 8개 중 4개는 수영 장대골 순교 성지에 보관되어 있고, 3개는 수영 장대에서 오륜대 순교자박물관으로 옮겨져 전시되어 있다. 1개는 양정 성당에 보관되어 있다.
 

[장대돌 및 장대골 순교성지의 장대돌]

  장대골 순교성지에 있는 장대돌에는 '1868년 이곳 성지에서 순교자 여덟 분이 군문 효수형에 처형되었을 때 있었던 장대돌이다.’라고 글을 새겼다.

  장대골의 장대는 왜구의 침임을 감시하고 수군의 훈련과 활쏘기를 익히던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누적된 곳이다. 조선시대 수많은 청장년들이 무예를 연마하고 활쏘기를 익혀 무과 시험인 도시에 응시하여 호국간성은 물론 관직에 진출하는 꿈을 꾸던 공간이기도 했다. 연무정이 병인박해의 천주교 성지로만 기억되고 관리되는 현실이 아쉬운 실정이다. 옛 선인들이 걷던 좌수영성 남문에서 장대골까지 30여분 남짓 걸었다. 활쏘기를 익히려고 장대를 가는 사람, 장대에서 왜구의 침입을 감시하고자 번을 서고자 가는 병사, 군관들 그들이 걷던 길을 가면서 당시의 문화를 생각한다. 장대골에 있던 장대인 연무정은 종합문화공간이다. 무예를 익히기도 하고, 법을 어긴자를 처형하는 처형장으로 쓰기도 하고, 병인박해 때에는 천주교인이 처형을 당하기도 했다.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누적된 장대가 오직 병인박해의 천주교 성지로 만 기억되는 오늘의 현실이 아쉽게 다가온다. 좀더 중지를 모아 조선중기 이후의 다양한 문화를 함께 가져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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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연재는 「수영 청곡정, 동래 녹양정, 동래 만년대, 가덕도 활터, 근대신문」 등을 무순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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