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 1930년대 황학정 활쏘기 국보급 영상 공개

입력 : 23.02.24 09:38|수정 : 23.02.24 09:38|국궁신문|댓글 0
당시의 활쏘기 모습과 구름같은 관중, 보기드문 무겁풍경 선명하게 보여줘...
무겁에서 거기 돌리는 풍경은 가히 일품

당시의 활쏘기 모습과 구름같은 관중, 보기드문 무겁풍경 선명하게 보여줘...
무겁에서 거기 돌리는 풍경은 가히 일품
 
지난 1월 25일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1950년 이전 조선·한국 관련 역대급 기록영상 컬렉션」에 1930년대 황학정 활쏘기 영상이 포함되어 국궁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상의 제목은  「Archives Korea 1930-1940」 이며, 공개된 전체영상은 16fps 속도로 재생했을 경우 약 5시간 14분 용량이다. 아울러 황학정 활쏘기 시합 영상은 「02:39:14:02 」 시간부터 시작해 2분 25초 가량이다.(음성은 포함되지 않았다)
 
「Archives Korea 1930-1940」
황학정 활쏘기 추출영상

황학정 활쏘기 시합장면이 포함된  「Archives Korea 1930-1940」 영상은 1899년에 한국에 건너와 1939년까지 체류하며 다양한 사업 및 선교활동 지원 등을 수행한 제임스 헨리 모리스가 1929년부터 1942년까지 촬영한 다양한 기록영상 및 개인 영상 묶음이다.

영상에는 현재의 활쏘기와는 사뭇 다른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다양한 풍속이 담겨져 있어 정밀한 영상 분석 과정을 거치면 1930년대의 활쏘기 풍속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조선의 궁술에 기록된 풍속을 더한다면 우리 활쏘기의 구체적인 옛 모습을 그려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황학정 사대에는 흰색두루마기 차림의 궁사들이 활쏘기를 하는데 궁대는 옷 속으로 찼으며, 앞손과 뒷손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동선을 그리고 비정비팔의 발가짐은 모두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사대 풍경은 전반적으로 엄숙하며 절제된 모습이었고 활을 내지 않은 사람은 1929년 발간된 『조선의 궁술』에서 기록된 각궁을 ‘넓적다리에 붙여쥐고’의 표현과 같은 모습으로 정중하게 서 있고, 간혹 살 수건으로 줌피의 땀(?)을 닦는 모습도 보인다. 
 
대부분 줌손 팔뚝에는 메뚜기 팔찌를 착용했으며, 연속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사순은 팔찌동에 따라 번갈아(우달이와 좌달이 병행) 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대의 건물 안 쪽에는 남자한량의 획창에 맞춰 병창하는 소리기생으로 보이는 4명이 서 있으며, 젊은궁사와 노궁사가 함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엄청나게 많은 관중이 구름처럼 모여 있으며, 산 언덕을 가득 메웠다. 특히 천막을 설치한 것도 확인이 되며, 천막에 쓰여진 글자는 판독하기 어렵다.
 

무겁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장면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먼저 거기를 잡고 있는 「거기한량」은 3명으로 확인되었으며, 두 명의 거기한량이 거기를 마치 장창이나 큰 월도를 휘두르는 듯한 기세로 기 싸움을 하듯 거기를 돌리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어찌 보면 농악에서 상모 돌리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아울러 시동 2명은 관중 화살을 뽑기 위해 과녁에 덧댄 나무를 밟고 과녁을 오르는데 먼저 작은 키의 시동이 화살 뽑는 것을 실패하자 좀 더 키가 큰 시동인 과녁에 오르자 작은 시동인 노루발(장족)을 과녁에 오른 시동에게 건네주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과녁 크기는 시각적 판단으로 보면 현재의 과녁과 비슷하거나 커 보인다.
 

영상의 내용에서 소리기생으로 추정되는 4명과 거기한량 3명의 존재를 놓고 보면 활쏘기 시합의 성격이 편사로 판단되며, 거기한량 3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세편이 치르는 편사로 추정할 수도 있으나, 거기의 색이 모두 백색(비록 흑백이긴 하지만)으로 보여 두 편일 가능성이 높다. 활쏘기의 시합 종류에 대해서는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동시대인 1932년 5월 22일 매일신보에는 황학정에서 6개 사정이 참여하여 두 편으로 갈라 편사를 개최했다는 내용이 아래와 같이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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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신문 및 보도일: 매일신보, 1932년 5월 22일.

역사적 유래있던 시사회(矢射會) 소생(甦生)
성내 성외의 양편으로 갈러
금일에 편사대회 개최

 

300년 전부터 시작하야 내려오는 성내(城內)와 성외(城外)의 연합 시사대회는 지금으로부터 61년 전에 세사(世事)가 변하고 세태가 또한 바뀌어 오늘날 까지 중단되어 내려왔었던바 금번에 석호정, 황학정, 일가정, 청룡정, 서호정, 화수정, 등의 여섯 사정의 유지가 모여 다시 동대회를 계속하기로 중의가 일치하여 금 21일 오전 9시부터 성내(城內)편으로는 석호정, 황학정, 일가정의 사원 30여명과 성외(城外)편으로는 청룡정, 서호정, 화수정 사원 30명이 사직공원 안에 있는 황학정에 모여 성내의 수대(首隊) 성문영, 성외의 수대 안광복 사원을 내세우고 양대는 서로 지지않고 추격전을 전개해야 신기를 발휘하며 변(邊)을 가할 때 마다 미기(? 美巡)의 아름다운 지화자 소리는 양 편사원의 의기를 더욱 돋아 주었으며, 초순은 동 오후 1시반에 끝을 마치었는데 42대 32로 성내군이 리드하고 재시에 들어갔는 바 양군의 씨명과 일순의 성적은 다음과 같다.(이하생략-필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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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기 시대인 일제강점기 때의 기록영상에 활쏘기가 담겨져 있다는 사실은 매우 다행한 일이며, 향후 동시대의 영상과 신문자료 등을 조합하여 활쏘기 풍속에 대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활터문화의 국보급 영상으로도 손색이 없는  「1930년대 황학정에서의 활쏘기 시합」  영상을 국궁계에 처음으로 알려준 사람은 서울역사박물관 홍현도 학예사이며, 권오정 접장(서울시무형문화재 궁시장 이수자)이 활쏘기부분 영상을 추출하여 명암을 밟게 편집, 영상을 잘 볼 수 있게 했고 이 영상을 국궁신문에서 기사에 사용했다.

진기한 영상 자료를 발굴하고 공개해 준 한국영상자료원 관계자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한국영상자료원
https://www.koreafilm.or.kr/main
【보도자료】 2023년 1월 25일, 한국영상자료원 보도자료
https://www.koreafilm.or.kr/kofa/news/press/BC_0000059346?page=&keyWord=&keyField=

【전체영상보기】 
Archives Korea 1930-1940
Archives Korea 1930-1940. 1930 년대 (추정)
기록물: 캐나다
감독: 제임스 헨리 모리스(J.H. Morris)
공개된 전체영상은 16fps 속도로 재생했을 경우 약 5시간 14분 용량이며, 황학정 활쏘기는 「02:39:14:02 」 시간부터 2분 25초 가량의 영상이 있다. 

△(클릭)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B/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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