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활쏘기 역사와 문화-① 동래 읍승정

입력 : 23.02.06 07:07|수정 : 23.02.06 07:07|국궁신문|댓글 0
1724년 동래읍성 내 북쪽에 동래부 무사들이 설립 

부산지역 활쏘기 역사와 문화-① 동래 읍승정
1724년 동래읍성 내 북쪽에 동래부 무사들이 설립 
 
 조선시대 동래부는 지금의 부산광역시에 해당한다. 국궁신문에서는 지난 2021년 말부터 약 1년간 조선후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동래부에 존재했던 활터(사정, 射亭) 기록을 조사해 왔다. 조선시대에 발간된 동래부지를 포함하여 경상도읍지와 각종 고지도 등 20종 문서를 전수 조사했으며, 다양한 활쏘기 문화의 기록을 확인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를 정리하여 국궁신문을 통해 「부산지역의 활쏘기 역사와 문화」를 시리즈로 연재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1740년에 작성된 동래부지에 기록된 읍승정을 소개한다.(심곡)
 
■ 동래부지 東來府誌. 1740년
  -『國譯 東來區誌)』, 1995. 부산광역시동래구
  -『國譯 東來區誌(題詠雜著篇)』, 2000. 동래문화원(동래지구편찬위원회)
   1740년 동래 부사 박사창(朴師昌)이 편찬한 동래부의 지리지이며, 박사창은 전 동래 부사 이서우(李瑞雨)가 찬술한 『장산후지(萇山後誌)』와 『동래승람서후지(東萊勝覽書後誌)』의 두 책을 참고하고 읍인(邑人)들을 방문하여 얻은 지식을 토대로 『동래부지(東萊府誌)』를 편찬하였다. 
 
○ 樓亭
   揖升亭 六間在府西城外二里景宗甲辰本府武士等所建
   읍승정. 6칸으로 부의 서쪽 성외 2리에 있다. 경종 갑진년(1724년)에 본부 무사 등이 세웠다.

○ 읍승정기(揖升亭記)
 

[읍승정기 원문]

(국역)1)
 읍승정 부사 이중협2)
 성인께서는 호시의 이로움으로 천하에 위엄을 보이셨으며 요황(변방)3) 삼백리를 다스림에 무위를 떨치셨다. 활쏘기는 참으로 무예이면서 육예(六藝)4)의 하나이니 그 배움에 관용(寬容)과 절도(節度)를 지녔다. 대개 백성이 예양(禮讓)을 안 뒤에야 윗사람을 친히 여겨 목숨 바칠 수 있는 의리를 바랄 수 있으니 만약 무력만을 숭상하여 싸움을 가르친다면 어찌 천하에 위엄을 보이며 무위를 떨칠 수 있겠는가.
 
동래는 바닷가에 위치하여 경내에 왜구들이 머물고 있으니 조석의 근심을 늘 가지고 있다. 실로 변방으로서 무위를 떨쳐야 할 곳이지만 생각하건대 남방의 풍기가 유약하니 진작시키지 않고서야 누가 분연히 일어날 수 있겠는가. 몇 해 전 조정에서는 별기위 3백을 설치하여 매번 도시(都試)5)에서 그 장원을 선발하고 급제를 내려 영예롭게 하셨다. 이에 동래 사람들이 감격하고 고무되어 다투어 활쏘기를 업으로 삼았다.
 
 부의 북쪽 백 보쯤 되는 거리에 수궁(數弓)6)의 땅을 매입하여 정자를 세우고 읍승(揖升)이라 이름 하였다. 날마다 무리들이 짝을 지어 활쏘기를 익혔는데 예양으로 오르내리고 정중한 주도가 법도에 맞아 군자다운 풍모가 있었다. 그 온화한 모습과 겸손한 자세는 절도가 채번(采蘩)7)에 또한 가까웠다.
 
 내가 마침 동래의 병권을 받아 이 사정에서 활쏘기를 시험하게 되었는데, 그 활쏘는 자세를 살펴보니 민첩하고 헌걸차며 강한 용맹이 있어 그 예를 익히는 정밀함에 탄식하였으니 읍승정이 가진 힘을 알게 되었다. 별기위 좌우 장교가 꿇어앉아 고하기를 “동래에 옛날에는 이런 것이 없었는데 이는 조정에서 진작하고 권면한 효력입니다”하였다. 나는 또한 그 말에 예가 있음을 가상하게 여겼는데 이 정자를 읍승(揖升)이라고 이름 지은 까닭을 아는 자는 장차 예양을 익혀서 임금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뜻을 잊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 어찌 무력이 떨쳐지지 않음을 근심하며 왜구들의 교활함을 근심하겠는가. 마침내 이 글을 사정의 벽에 써서 찾아오는 이에게 항상 읍승정의 이름을 마음에 새겨 그 뜻에 더욱 힘쓰게 하려 하노라.
병오년(1726) 3월에 씀
 

[조선후기 동래읍성 축소모형도]

  1740년도에 작성된 동래부지의 누정 편에는 읍승정이 ‘부의 서쪽 성외 2리에 있으며, 1724년에 본부 무사 등이 세웠다’고 했다. 여기서 읍승정의 위치인 부의 서쪽 성외 2리는 1740년 당시를 설명한 것이다. 1726년도에 작성된 동래부사 이중협의 읍승정기에는 ‘부의 북쪽 백 보쯤 되는 거리에 수궁(數弓)의 땅을 매입하여 정자를 세우고 읍승(揖升)이라 이름 하였다.’고 한다. 즉, 읍승정 설립당시에는 부의 북쪽 백보 쯤 되는 위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724년과 1740년의 읍승정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다. 
 

[연도별 읍승정 위치]

 서쪽 성외 2리는 현재 동래구 명륜동의 온천천 옆 ‘부산중앙여자고등학교’인근(동래읍성 축소모형도 ‘가’지역)으로 추정되며, 부의 북쪽 100보는 마안산 아래 동래구 복천동의 우성베스토피아 아파트 인근(동래읍성 축소모형도 ‘나’지역)으로 추정된다.

 활터 이름인 읍승은 논어 팔일 편의 「군자무소쟁 필야사호 읍양이승 하이음 기쟁야군자」8)의 읍양이승(揖讓而升)에서 유래되었다.

 위의 기문에 보면 별기위가 기술되어 있으며, 별기위는 동래별기위를 말하는 것이며, 1718년(숙종 44) 왜구 등이 자주 출몰하자 동래부(東萊府)에 설치한 3백인으로 구성된 경상도별무사(慶尙道別武士), 기병대(騎兵隊)이다.  별기위는 창설 당시 경상좌병영(慶尙左兵營) 소속이었으며, 좌병사가 각 진(鎭)의 장교에게 도시(都試)를 치르게 하여 그 성적을 왕에게 장계(狀啓)로 보고하면 왕이 그 가운데 선발하였다. 도시에서 수석한 자와 하나의 기예(技藝)에서 만점을 받은 자는 곧바로 무과 전시(殿試)에 나아가 응시할 수 있었으며, 다음 성적인 자는 회시(會試, 전시 전)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주었다. 시험 과목은 철전(鐵箭), 유엽전(柳葉箭), 편전(片箭), 기추(騎芻), 조총(鳥銃), 편추(鞭芻)였다. 별기위 창설을 계기로 동래 사람들이 활쏘기를 업으로 삼았다는 내용으로 보아 당시 많은 사람들이 활쏘기를 익혔음을 알 수 있다.

 읍승정기(揖升亭記)를 통해 동래부 읍치에 있는 읍승정에서 경상도별무사(慶尙道別武士) 선발을 위해 무과인 도시(都試)를 시행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또한 당시 시험에는 활쏘기 관련 과목에 ‘기추, 철전, 유엽전, 편전’이 포함된 것을 알 수 있다.
 
archerynews@gmail.com

【각주】----------------------
1. 청람 윤백일(군산 진남정) 접장이 탈초와 국역하였다. 선행 국역 자료는 『國譯 東來區誌(題詠雜著篇)』, 2000. 동래문화원(동래지구편찬위원회)가 있으며, 참고하였다. 원문은 인터넷 규장각 등록 자료를 이용했다.
2, 1725년(영조 원년) 7월에 동래 부사로 도임하였다가 다음 해 12월에 교체되었다. 서울로 올라가기 직전인 1726년 겨울, 찬주헌을 중건하였다. 찬주헌은 동래부 동헌인 충신당 서쪽에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부사 이중협기」 [府使李重協記]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3. 要荒 : 要는 要服이며 荒은 荒服이다. 옛날 왕이 살던 수도 외의 변방지역을 말함. 변방국.
4. 六藝에서 御가 생략됨
5. 조선 시대에 있었던 무사(武士) 선발 시험의 하나. 해마다 봄, 가을에 병조와 훈련원의 당상관, 지방의 관찰사, 병마절도사가 주관해서 실시했다.
6. 數弓 : 활쏘는 길이의 두 배의 거리 또는 100보(步) 정도의 거리를 말한다. 
7. 《시경》 〈소남(召南) 채번(采蘩)〉에 “이에 다북쑥 캐기를 연못과 물가에서 하도다. 이것을 쓰기를 공후의 제사에 하도다.[于以采蘩 于沼于沚 于以用之 公侯之事]”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채번(采蘩)은 부인의 직분을 읊은 것으로 제사를 받들면 직분을 잃지 않는 것임을 말한 것이다.
8. 「君子無所爭 必也射乎 揖讓而升 下而飮 其爭也君子」  군자는 다투는 바가 없지만 활쏘기에서는 어쩔 수 없다. 읍양하고 올라가 활을 쏘고 내려와 술을 마시니 그 다투는 것 역시 군자다운 것이다.
 

이 기사는 최종 검증 및 보완 작업이 진행중이므로 전재를 금합니다.
ⓒ 국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가 될수 있습니다.등록
국궁신문 l 고유번호 621-82-89069 l 창간일 2000-03-07 l archerynews@gmail.com l 국궁포토 l 심곡재 l 블로그 밴드
Copyright  국궁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