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남일면에 특별한 시민 국궁장이 운영되어 화제다.

전국의 활터는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물이다. 자치단체장이 국궁단체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형태다. 위탁을 위임 받은 단체가 스스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말하자면 관청에서 위탁만 하고 개입은 하지 않는 그런 방식이다. 이런 자율성을 바탕으로 활터는 민간 사정 형태로 운영되어왔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그런 운영에 변화가 나타났다. 즉 활터를 위탁하지 않고 자치단체에서 직접 관리인을 고용하여 운영하는 형태이다. 그런 방식으로 운영을 하여 울산의 공원정(舊, 문수정)과 부천 국궁장은 벌써 10년을 넘겼고, 몇 년 전에는 석호정이 서울시 직할 운영으로 전환되었다.

그런데 청주시의 남일면 국궁장은 발생부터 독특하다. 2015년 청주시와 공군사관학교가 협약을 맺어서 공사 입구 옆에 시민체육공원을 만들었는데, 그 공원 안에 국궁장도 설립된 것이다. 시설 부지는 공사에서 제공하고 시설 관리 및 운영은 청주시에서 맡는 것이다. 이 공원의 위치는 남일면이고 면에서 공원 담당 공무원이 직접 관리하는 형태다. 그러다보니 활터 시설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쓰되 활터의 독자 운영이 불가능한 형태이다. 모든 사람들은 시민 개인의 자격으로 와서 쏠 뿐, 사정 형태로 협회에 등록한다든지 하는 활동이 불가능하다.

이런 방식은 앞서 본 공원정(舊, 문수정)이나 석호정의 사례와 유사하지만, 궁사들의 활동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금 독특한 면이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협회 등록을 할 때 활터 부지 사용 허가서까지 제출해야 하는 한 협회의 가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곳은 공사의 땅이어서 사용 허가서를 국방부로 부터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활 협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시민들이 활용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이 점이 지금까지 존재해온 다른 활터들과 다른 점이다.

이런 형태는 국궁계에 전혀 새로운 형태여서 주목된다. 협회의 개입이 없기 때문에 협회의 과도한 개입으로 궁사들의 자발성이 위축되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반면에 단점도 있다. 협회에서 주관하는 전국대회에 다양하게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것은 궁사 개인의 선택사항이어서 이곳에서 새로 집궁하는 사원들은 그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정간을 비롯하여 궁도나 승단 같은  상위 단체의 개입이 허락되지 않아서 옛부터 내려오던 활 풍속을 변하지 않은 형태로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청주시 남일면의 활터는 지금까지 존재하온 다른 활터와 운영방식이 다른 독특한 점이 있다. 이 독특함이 활터풍속에 미칠 영향과 활의 대중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앞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편집 : 국궁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