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활쏘기에 관한 최초의 근대 서적은 1929년 조선궁술연구회에서 펴낸 『조선의 궁술』이다. 이 책 이후 별다른 책이 없다가 1996년에 처음으로 시중에서 구해볼 수 있는 대중서적이 나왔다. 『우리 활 이야기』가 그것이다.

문제는 이 두 책 사이에서 벌어진 활터의 변화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수많은 사회변동 속에서 활터도 큰 변화가 일어 이 두 책이 발간된 시점 사이에는 메울 수 없을 만큼 큰 틈이 생겼다. 1929년에는 볼 수 없었던 낯선 풍속이 몇 가지 생겼고, 양궁재질로 만든 새로운 장비가 나타났다. 이런 결과 1929년에 활을 쏘던 사람들이 1996년의 활터에 나타나면 실로 깜짝 놀랄 만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과연 이 변화는 어떻게 일어났을까? 그리고 이런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 이런 질문을 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할 때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런 민감한 문제에 대한 대답이 바로 이 책 『활쏘기의 어제와 오늘』이다.

△ [온깍지총서4]활쏘기의 어제와 오늘(고두미, 2017)

우리의 전통 활쏘기는 아직 국제화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내용상 충분히 국제화할 가치가 있는 스포츠이다. 따라서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미래의 모습이 우리 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즉, 우리 활의 미래는 모든 인류가 즐길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하고, 그러자면 그렇게 되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현재의 것부터 걷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지은이의 답도 명쾌하다. 즉 『조선의 궁술』 로 돌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조선의 궁술』에는 활터에서 필요한 모든 내용이 잘 정리되었다. 오늘날의 활터 풍속이 여기서 기원했다. 그러므로 『조선의 궁술』을 기준으로 사법과 사풍을 정리하면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이번에 나온 『활쏘기의 어제와 오늘』은 지은이의 이런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다른 지면에 발표한 내용도 있고, 이번에 새로 쓴 내용도 있지만, 『한국의 활쏘기』(1999) 이후 그동안 지은이가 주장한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기 때문에 책의 내용도 각 부분끼리 서로 긴밀하게 통일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 활쏘기의 모습이 과거에 어떠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알 수 있다. 제목에는 어제와 오늘만 들어갔지만, 책을 읽다보면 우리 활의 미래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

지은이 정진명은 1996년 『우리 활 이야기』를 펴낸 이래, 활에 관한 많은 책을 쓴 인물이다. 그가 쓴 활 책으로는 『한국의 활쏘기』, 『이야기 활 풍속사』, 『활에게 길을 묻다』, 『활쏘기의 나침반』이 있고, 공저로는 『충북궁궁사』, 『평양 감영의 활쏘기 비법』, 『전통 활쏘기』 등이 있다. 이밖에도 활의 원리를 밝히는 과정에서 침뜸에도 관심을 기울여 『우리 침뜸 이야기』, 『우리 침뜸의 원리와 응용』, 『고려침경 영추』, 『황제내경 소문』을 냈으며, 그밖에 『우리 철학 이야기』를 비롯한 여러 책이 있다.

- 차 례 -

• 첫째 마당
  
  활쏘기의 어제와 오늘
  과녁 밖의 세상
  성문영 가문의 자료로 본 근대 활쏘기의 형성과정
  성 씨 가문의 활쏘기 자료 1
  성 씨 가문의 활쏘기 자료 2
  자필 이력서로 본 성문영 공
  1958년 필름으로 본 황학정
  성낙인의 해방 무렵 필름 연구
  내 마음의 성지 황학정

  둘째 마당
  
  국궁 대중화의 현황과 과제
  국궁의 3대 장애 비판
  충북 활쏘기의 어제와 오늘
  활터의 아름다운 호칭 : 여무사
  한량놀음 계승 방안
  애기살 쏘기 복원 방안
  되살아난 전통, 애기살[片箭]
  전통의 여운, 마사법
  활터와 태껸
  성순경 명무와 칼 자이링거

이 책은 시중의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여 구할 수 있고, 지은이(010-3429-3814)에게 신청자의 성명과 주소를 보내면 책을 우송하는 방식으로 구할 수 있다.